김은정(1986-)은 매일의 날씨와 일상적 경험을 소재로 작업한다. 삶 속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의 정서를 날씨의 요소에 빗대어 보는 시도다. 우리의 삶은 날씨와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 같은 기후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 닮은 문화를 이루고, 언어와 정서를 공유한다. 그럼에도 각자가 매일을 겪어내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김은정의 화면에는 구름이나 연기와 같은 형상이 자주 등장한다.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며, 눈에 보이는 형상을 가지면서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상이다. 김은정은 보편적인 날들 속의 우연성을 화면 속 구름에 투영해 본다. 고정되지 않은 정체성을 지니기에 가장 큰 가능성을 품은 매일의 모양이다.
김은정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뜻과 시작》(2024 갤러리 세이프, 서울), 《매일매일( )》(2022 학고재, 서울), 《가장 희미한 해》 (2021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 《홈커밍》(2019 가변크기, 서울), 《연기나는 사람》(2018 에이라운지, 서울)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주요 단체전으로는《세상에 모든 드로잉 in 천안》(2025, 호두뮤지엄, 천안), 《산세리프 섬》(2024 오브, 서울), 《블루》(2023 CDA, 서울), 《살갗들》(2022 학고재, 서울), 《일현 트래블 그랜트》(2017 일현미술관, 양양), 《멘토멘티》(2017 한원미술관, 서울), 《낯선 이웃들》(2016 서울시립북서울 미술관, 서울) 등이 있다. 2016년부터 ‘찬다 프레스’를 설립하고 운영하며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그중 『난민둘기』(찬다프레스, 2021)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 입고되어 있다. 2017년 일현 트래블 그랜트 수상 작가로 선정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