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열(1945, 서울)은 최근 ‘포스트 단색화가’로 불리며 재조명되고 있다.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해 단색화 작가들의 무던함, 인내심 등을 이어 받은 대표 동시대 작가로 손꼽히는 것이다.
오세열은 캔버스를 주로 사용하지만 때로는 캔버스 위에 한지를 덮거나, 나무 떡판을 원판 그대로 활용해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재료도 유채, 아크릴, 콘테, 과슈 등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면도칼로 파고 긁고 그 위에 다시 물감을 덧칠하는 등 매우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한다. 이렇게 완성된 그의 작품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은 팔이 없거나 얼굴이 이지러져 있는 등 성한 꼴을 한 것이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작가는 “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인간의 불행한 모습을 표현해보려 했습니다. 너무 물질적인 것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신적인 것이 소멸해가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표현적 에너지의 방출한다. 정신에 의해 의식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상태에서 순수하게 드러나는 표현적 에너지와 같은 것들이 그의 작품들 주변을 맴돈다. 그의 작품은 일관성 있는 줄거리로 읽혀지는 그림이 아니라 해체되고 분열된 이미지들 간의 충돌에서 불러일으키는
느낌으로 다가가야만 할 것이다.
오세열은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학고재상하이, 조선화랑, 진화랑, 예화랑, 샘터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오는 2017년 학고재,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Frederick Wiseman Collection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