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은 사회적 맥락에서 경험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회화, 도예, 텍스트, 설치 작업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다. 학창 시절 경험한 서양의 스트리트 문화, 패션, 디제잉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담겨있다. 그의 작품은 개인의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사랑, 평화, 희망 등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본질적 주제로 확장된다. 때로는 그래피티처럼 직설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글귀는 서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삶과 주변 존재들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준다. 강준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도자기 페인팅’도 이러한 작가의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조선의 백자를 떠올리는 유백색 표면에 팝아트를 떠올리는 화려한 색의 그림과 문자가 새겨져있다. 어린 시절 집에서 보았던 할머니의 장독대에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자신의 기억 속 감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이러한 도자기 형태의 배경은 말풍선 모양으로 변형되며 그의 메시지를 조금 더 직접적인 느낌을 전달하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말 속에 사랑이 담겨있기를 바라는 그의 소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과정’을 작업의 화두로 삼아, 드로잉과 텍스트라는 매체가 현대 미술에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탐구한다. 작가에게 ‘과정’은 단순히 결과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과 마주하는 핵심적인 태도이다. 그는 드로잉을 단순한 선의 나열이 아닌, 시간을 기록하고 감정을 담아내며 공간과 물성을 탐구하는 종합적인 행위로 해석한다.
강준영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도예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길이구갤러리(2022), 아틀리에 아키(2021), CR Collective(2017), 갤러리 현대(2011)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그림의 탄생》(2022, 예술의전당, 서울), 《TOTAL SUPPORT》(2022, 토탈미술관, 서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