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은 1995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기대를 모았고, 최근 5년간 새로운 회화 스타일을 선보이며 한국 회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작가는 물질이 생성되고 자연이 운행되고 생명이 생멸하는 이면에 진동과 리듬이 있다고 말한다. 상반된 색을 병치하고, 구축된 형태와 구조를 부수고 허물고 가르는가 하면, 재차 붕괴된 화면에 다시 생기와 리듬을 주어 절묘한 ‘회화적 회화(painterly painting)’의 가능성을 구현해 낸다. 이번에 선보이는 <일렉트로닉 노스탤지어> 연작은 TV나 모니터에 나타났던 노이즈의 세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세계에서의 노이즈가 예술에서는 절묘한 창신(創新)이 된다. 새로운 물질은 충돌에서 생성하며, 우주는 다이내믹한 사건의 연속이다. 삶은 질서와 혼란이 모순을 이루며 이를 극복하려는 변증법적 지양이다. 질서만 있으면 무료하며, 혼란만 있으면 광기에 휩싸이게 된다. 오로지 이 둘이 이루는 평형의 팽팽한 긴장만이 우리의 삶을 춤추게 한다. 김영헌의 회화는 긴장의 핵심을 관통하는 리듬 그 자체이다. 학고재는 동시대 회화의 진취적 역동의 세계에 관객을 초대하고자 한다.
김영헌은 1964년 논산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과를 졸업한 후 런던예술대학교 첼시 칼리지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성곡미술관(서울), 자하미술관(서울), 스페이스 K(대구), 갤러리 리차드(파리, 프랑스 & 뉴욕, 미국), 에스파스 이꺄르(이씨 레 물리노, 프랑스), 솔루나 파인 아트(홍콩)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의금상경》(학고재, 서울, 2023), 《어떻게 볼 것인가》(야리 라거 갤러리, 쾰른, 독일, 2022), 《마스터피스》(갤러리 리차드, 파리, 프랑스, 2021), 《네오 산수》(대구미술관, 대구, 2014), 《비밀 오차의 범위》(광주시립미술관, 광주;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2) 등이 있다. 2020년 하인두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1995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리움미술관(서울), 자하미술관(서울), 성곡미술관(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천), 정부미술은행(과천) 등 국내 주요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