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새는 주변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한 사건, 사고와 그것에서 비롯한 경직된 순간들을 포착한다.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 일상생활에서 목격한 장면과 이에 대한 작가의 반항적 상상이 회화의 소재가 된다. 이전의 작업이 사건에 대한 은유적 풍경화에 가까웠던 데 비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근작에서는 인물 표현에 집중한 점이 눈에 띈다. 각종 미디어를 비롯한 광범위한 세계로부터 소재를 수집하던 태도를 선회해 가까운 주변에서 발생한 실제 상황에 초점을 맞춘 것도 특징이다. 이은새는 미디어에서 섣불리 대상화한 인물의 모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건 및 인물을 화면 위에 재현함으로써 미디어가 생산하는 이미지와 관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은새는 객체로 규정된 인물에 주체성을 부여한다. 여러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화면 바깥을 또렷이 응시하고, 노려본다. 〈응시하는 눈〉(2018)은 선명한 연두색으로 채운 배경 위에 두 개의 눈이 강렬하게 불타고 있는 작품이다. 눈 부위가 훼손된 정치인의 포스터를 소재로 했다. 인물의 두 눈은 자신감을 표현한 시선을 조롱한 상대를 향해 다시 한 번 경고하듯 까맣게 타오른다. 〈다가오는 여자〉(2018)에서는 하의를 탈의한 채 불안정한 자세로 선 여자의 형상이 드러난다. 형형하게 빛나는 괴기한 눈빛이 위협적이다. 화면 위를 흘기듯 지나간 선이 만든 눈의 윤곽은 공허하고도 명확하게 현실을 직시한다. 이들은 대상이자 주체다.
이은새는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고 2014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취득했다. 대안공간 루프(서울), 갤러리2(서울), 갤러리 조선(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파주), 아마도예술공간(서울), 스페이스K(광주), 갤러리175(서울)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10》(2018), 《더 스크랩》(2016), 《굿-즈》(2015)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이력이 있으며 서울시립미술관(서울)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