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와정은 노윤희, 정현석 2인이 협업을 통해 작품을 제작 및 발표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두 명의 작가에 의해 탄생한 가상의 인격체인 동시에 독자적인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로와정은 ‘관계’라는 커다란 테마 아래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유동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와 작업 방식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로와정의 작업은 서로 간의 관계로부터 출발해 개인과 사회, 교육, 공동체 등의 관계로 관점을 넓히며 성장한다. 작품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단계에서 둘 사이의 섬세한 조율과 견제, 비판, 타협이 필연적 과제가 된다. 이를 통해 추출한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이고, 내밀하고도 객관적인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는 형태의 독창적 결과물로 선보이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폴딩 스크린〉(2018)은 병풍의 형태를 참조한 설치물이다.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의 프레임들이 경첩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지탱하며 서 있다. 좌측에서부터 시선을 움직여 가장 우측의 거울 표면에 도달하면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한 도돌이표를 만난다. 시선을 처음으로 되돌이키듯, 차곡차곡 접혀 하나가 될 수 있는 병풍식 구조물의 형태를 암시한 재치다. 실크스크린 망사, 자작나무 합판, 거울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진 면들은 서로 상이한 투명도와 반사도로 프레임의 안팎을 투영하고 반영한다. 작품이 놓인 공간과 관객의 관계가 시선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뒤바뀐다. 현실의 모티프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작품에 건져 올린 참여 작가들의 모습과 연결 지어본다면, 이들이 나름의 관점을 유지한 채 한시적으로 모인 이번 전시의 초상에 빗댈 수 있다.
노윤희, 정현석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입체미술학과에 입학하여 각각 2005년, 2006년에 학사 학위를 받았다. 쌈지스페이스(서울), 아마도예술공간(서울),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서울), 쿤스틀러하우스 슐로스 발모랄(바트 엠스, 독일)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서울), 아트선재센터(서울), 아르프미술관(독일)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12회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2018)에서 작품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파리국제예술공동체 레지던시(파리),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헬싱키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프로그램(헬싱키) 등에 입주한 이력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