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문은 1955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현재 서울과 속초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접한 뒤 미술대학에 진학하려던 계획을 접고 중앙대학교 사진과에 진학했다. 1975년 서울 신문회관에서 서울, 대구, 부산 등의 거리 풍경을 담은 첫 개인전을 열었다. 거칠고 어두운 분위기를 띄었던 사진들은 당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는데 이 것이 자극이 되어 작가는 본격적인 사진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권부문은 사진을 소재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미지보다는 자기 성찰의 방법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그는 특정 이미지나 이야기를 배제하고 하늘, 산, 바다 등 넓은 풍경을 작품에 등장시킨다. 작가는 풍경을 "바람 속의 구름"에 비유하면서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실재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에 의해서 드러나는 현상이다. 보는 자의 마음 상태와 해석력에 따라서 드러나기도 하고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풍경을 조망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발견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권부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적막과 고독은 단지 이미지 속에 사람의 흔적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앞에서 보는 자는 철저히 혼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풍경 체험의 근간이다. 그 고독을 극복하면 자유로이 이미지 속을 소요하는 미적 경험을 누리게 된다.
권부문은 아르코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1997년 파리의 쌀페트리에르 성당에서의 대형 개인전을 계기로 뉴욕, 런던, 바르셀로나, 동경 등 에서도 전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요코하마 미술관, JGS 재단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