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쉬 카푸어는 1954년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나 1973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 혼시 미술대학Hornsey College of Art에서 수학하고 첼시 미술대학Chelsea School of Art and Design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리처드 디컨Richard Deacon, 빌 우드로Bill Woodrow 등과 함께 ‘젊은 영국 조각가 The Young British Sculptors’로 주목 받았다.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영국 대표로 참가했고, 1991년 영국의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했다. 세계 각지에서 80여 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공공미술 분야에서도 명성이 높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업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이루며 변화하는 공간,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서구와 아시아 두 문화의 정체성을 모두 갖고 문화의 충돌과 만남을 동시에 경험한 작가는, 문명과의 만남, 사람과 물질과의 만남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만남의 본질을 해석하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카푸어는 동양적인 감수성을 토대로 조각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실험 정신과 사물에 대한 다원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는 정형과 비정형, 채움Solid과 비움Void, 2차원과 3차원이 공존하고 있다. 면과 입체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그의 작품은 이들의 대비를 통하여 조각의 조형성을 획득한다.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강한 유혹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급기야 만지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게 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표현되어 있는 조형의 의미와 그것을 둘러싼 공간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도록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