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 신관에서는 11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재불화가 윤향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홍익대와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자유로운 선의 표현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와 세상에 대한 반응을 탄력적으로 표현한다.
윤향란의 작업은 크게 배추 형태의 드로잉-콜라주와 생의 에너지를 표현한 드로잉 연작, 신작 <서류 위의 붓 놀이>시리즈로 나뉜다. 그가 선택한 ‘배추’는 고국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상징이다. 캔버스 위에 종이를 붙여 배추이미지를 그리고 그 종이에 물을 묻혀 다시 뜯어낸 뒤 새로운 캔버스에 작품을 붙여서 구성하는 작업과정에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배추시리즈 외에도 작가의 프랑스 생활의 일면이 담긴 드로잉 <서류 위의 붓 놀이>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전시된 서류들은 25년 이상 프랑스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자신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이다. 그 위에 가득 찬 선들에는 작가가 타국에서 느낀 애환과 고통이 녹아들어 있다. 본 전시를 통해 프랑스에서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향란의 풍성해진 작업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