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경상북도 군위에서 태어났다. 1940년 도쿄로 유학을 떠나 도쿄 YMCA 예술원에서 야마다 미노루(山田稔)에게 사사했다. 도쿄소재 미술학교에서 2년 과정을 수료한 후 1947년에 귀국했다. 1947년 목포공립중 교사로 부임한 이후 목포 정명여중, 목포고, 경복고, 배재고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1968년 전국판화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1987년 작고 후 조선일보미술관(2019)과 제주 소암기념관(2019)에서 32주기 유작전을 개최했다.
천병근은 일본 유학 시기에 배운 초현실주의의 조형 양식을 실천한 화가다. 그의 추상 화면은 1950년대 후반에 집중되어 있다. 제1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 한국현대회화전(뉴욕 월드하우스갤러리)에 참여했다. 그는 대담한 붓 터치만으로 조형성을 획득하는 ‘자동기술’의 추상으로 서체적 초현실주의를 이룩했다. 그의 작품에는 상징의 언어가 시어(詩語)처럼 떠돈다. 십자가, 만(卍), 해, 초승달, 눈, 별, 새, 물고기 등 이미지의 파편들….현실의 대상을 근거로 하면서도 시각적 사상(事象)을 무한히 초극하는 세계를 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