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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
Hakgojae Gallery
이영자-순수의 전조
이영자 선생의 <순수의 전조>전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식물과 들꽃을 소재로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전시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영자 선생은 이미 미국에서 금속예술품 보존처리 분야에서 인정받는 권위자 중 한 사람이며, 화가로서는 비교적 늦게 출발했지만 보스턴 화단에서 주목받는 중견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을 구상할 때 자연이나 재료에서 받은 감명에서부터 시작하여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 특성을 존중하고 애정을 표현한다. 또한 우리 주변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겸손하게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한다. 이영자 선생의 작품은 과학자적인 분석과 관찰력이 돋보인다. 이번 작업은 어느날 우연히 오렌지나 가지같은 평범한 채소와 과일의 단면을 환등기로 확대하여 보았을 때 느꼈던 신비함과 여기서 얻은 영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작은 유리판 위에 식물의 섬유소를 올려놓음으로써 소우주를 연상케하는 다양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식물 섬유가 자아낸 조형의 세계는 무질서한 듯하면서도 질서정연하고 낯익으면서도 새롭고 신비하다. 어찌보면 무심코 한 낙서와 드로잉이 힘찬 필력의 서예와 함께 어우러진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미시적 세계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세계에 다섯 대밖에 없는 20×24인치의 대형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하였다. 자연이 작가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면 과학기술은 그 자연을 예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 가지의 방법을 통하여 식물 섬유의 소우주적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첫 번째는 네 개의 작은 상자 속에 유리 슬라이드를 넣은 설치작품으로 사진의 표현영역을 확장한다. 두 번째는 식물섬유를 대형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서 현상한 사진들로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는 듯하다. 세 번째는 유리 슬라이드를 스캐닝해서 얻은 아이리스 프린트로서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불변의 자연을 예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리 슬라이드 이미지를 소금, 모래, 물 등의 이차원 혹은 삼차원적인 표면에 투사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는 윌리암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처럼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식물 섬유의 미시적 세계 속에 숨어있는 작은 천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DATE
    2001.06.12 - 2001.06.27
  • ARTIST
Ar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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