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푸(賈又福) “무릇 산수화를 그리는 화가의 감정이란 인형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같이 순수해야 한다.” 어린이와 같은 순진함과 자연스러움을 화가의 미덕으로 꼽고 있는 자유푸는(賈又福 1942~ ) 20세기 후반 이후 중국 화단에서 현대 중국화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 받고 있는 화가입니다. 자유푸는 1942년 허베이(河北) 성 쑤닝(肅寧) 현의 평범한 농민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소학교와 중학교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1960년 베이징의 중앙미술학원에 입학해 산수화를 전공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쟈유푸는 그의 예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정신적인 스승 리커란(李可染)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자유푸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계기는 졸업작품을 하기 위해 찾은 타이항 산(太行山)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는 타이항 산의 웅장함에 감동하여 흥미를 가지고 사생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타이항 산과의 인연은 졸업 후 모교인 중앙미술학원에서 교편을 잡은 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자유푸는 20 여 차례에 걸쳐 타이항 산에 올랐고, 타이항 산을 그린 산수화는 그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자유푸의 창작활동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우과운개(雨過雲開)> 처럼 사생을 기초로 한 전원 풍경이 주를 이루는 1981년까지 입니다. 1982년 이후가 두 번째 시기로 <태행풍비(太行豊碑)> 같이 타이항 산의 웅장한 경관을 표현한 작품이 중심이 됩니다. 세 번째는 1986년을 전후로 한 시기로 이 때부터 그는 그저 외형적인 존재로서의 산이 아닌 정신 세계가 담긴 산을 그리는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가 ‘타이항 산의 산봉우리를 가장 험준하고 깊은 산세로 파악한 것도, 타이항 산의 붉은 바위를 마치 피 흘리는 힘센 장사의 혈기로 느낀 것도, 타이항 산의 포효하는 거친 바람을 연燕과 조趙나라의 비분강개한 노래로 생각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유푸의 산수는 마음을 그리는 ‘사심(寫心)의 산수화’라 불립니다. 이번 전시에는 타이항산의 웅장함을 담은 산수화 <몽태행(夢太行)>, <초수태행야몽사(瞧首太行惹梦思)> 를 비롯하여 소박한 느낌의 작품 <여방도(餘芳圖)>, <대월도(戴月圖)> 그리고 자유푸의 글씨인 <시호가야(詩乎歌耶)>를 포함한 총 34점이 선보입니다. ‘옛 것을 빌어 오늘을 여는(借古開今)’ 작가 쟈유푸의 ‘시인가 노래인가’展이 현대 중국화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