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마추켈리: 고공 회전, 당신보다도 격렬한》(2019)은 프랑코 마추켈리(b. 1939,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비에카 데코라치오네〉 연작과 혼합매체 콜라주 연작, 영상, 지지체 없이 세울 수 있는 PVC 공기 주입식 조각을 선보인다. 전시의 도입부에서는 〈비에카 데코라치오네〉 연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작품명은 작가가 창안한 용어로 ‘순수한 장식’이라는 뜻이다. 21세기에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미술의 장식적 기능에 대한 반어적 표현이다. 〈비에카 데코라치오네〉는 오브제로서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캔버스들은 폭신하고 부드러운 건축을 표방하며 벽면을 뒤덮는다. 공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혼합매체 콜라주는 작가가 70년대에 개최한 두 개의 관객 참여형 전시 《A. to A.》(이탈리아 볼테라 프리오리 광장, 1973)와 《A. to A.》(이탈리아 토리노 예술고등학교, 1971)에 연관한 작업이다. 전자의 연작에 사용한 사진은 1973년 볼테라 성당 앞에서 펼친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이다. 후자에 언급한 연작은 마추켈리가 아이들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해 몇 개의 공기 주입식 조각을 토리노의 지역 예술고등학교에 남겨 둔 날의 기록이다.
전시의 후반부에서 관객은 여러 개의 커다란, 기하학적 공기 주입식 조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세 개의 원뿔과 폭 6미터짜리 나선형 하나, 그리고 하나의 구다. 지난 2017년도에 체르트루데에서 전시한 작업들이다. 갤러리 내부를 압도적으로 장악하며 당혹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본래 야외 설치를 위해 만든 이 원뿔들은 공간에 대한 통념에 거대하고 재치 있게 난입한다.
《프랑코 마추켈리: 고공 회전, 당신보다도
격렬한》展 서문 中 발췌 | 조안 리 (체르트루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