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는 2018년 10월 19일(금)부터 2018년 11월 10일(토)까지 권순관(b. 1973) 개인전 ’The Mulch and Bones’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국가와 사회의 지배적 계층으로부터 자행된 여러 형태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과 그 피해를 다룬다. 첨예한 이념의 대립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 당한 사람들의 초상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사람의 초상은 인물의 형태가 아닌 인물이 남긴 흔적을 풍경으로 작품에 담긴다. 때로는 직접적이고 때로는 은유적이다.
이 전시를 구성하는 작품의 형태는 사진부터 소리까지 다양하다. 전시장 1층에 걸리는 대형 사진은 해변에 맞닿은 거친 파도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밀려오고 다시 밀려가는 역사를 현재로 소환하는 작업이다. 전시장 지하 2층에 들어서면 괴이한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DMZ에서 17시간에 걸려 채집한 소리를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탑을 쌓듯 겹쳐놓은 음향 설치다.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 동안 부유하는 소리의 모음은 기이한 형태의 덩어리로 나타난다.
권순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사진 전공자로는 최초로 입학했다. 개인의 경험과 사회의 역사 사이에서 경험하는 혼란을 포착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2005년 대안공간 풀의 ‘새로운 작가’로 선정되었고 2007년 5.18 기념재단으로부터 ‘올해의 사진가’ 상을 받았다. 성곡미술관, 아트센터나비, 대안공간 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부산비엔날레, 아르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주요 미술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