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영혼을 끌어낼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
– 매그넘 작가, 구보타 히로지
아시아 대륙의 곳곳을 촬영하며 아시아를 사랑한 사진작가 구보타 히로지는 일본 유일의 매그넘 작가이다. 그는 아시아 대표 사진작가로서 매그넘의 부회장을 역임할 만큼 매그넘 내에서 아시아에 관하여 최고의 권위자이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국제 사진센터(ICP), 코코란 미술관(워싱턴 소재), 도쿄도 사진미술관, 상하이 미술관, 바비칸 센터(런던 소재) 등에서 전시되었다.
구보타 히로지와 매그넘의 인연은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세의 청년이었던 그는 매그넘 작가, 르네 뷔리(Rene Burri), 엘리엇 어윗(Elliott Erwitt), 버트 글린(Burt Glinn), 브라이언 브레이크(Brian Brake)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 만남을 가졌다. 그 인연이 계기가 되어 와세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정치학도의 꿈을 버리고 미국으로 사진 유학의 길을 떠났다. 시카고에 정착한 이후 생계를 꾸리고 사진 작업을 하기 위해 일본 음식 배달 서비스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드디어 1965년 매그넘 사진작가가 되어 런던의 ‘선데이 타임스’지로부터 어사인먼트를 받게 되는데, 이스트 햄튼의 잭슨 폴록의 묘소를 취재하는 것이었다. 그는 오로지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라는 불확실한 직업을 선택했다.
본 전시는 1965년 첫 취재부터
2003년 고국 촬영까지 구보타 히로지의 40년에 걸친 방대한 사진 작업에서 엄선된 109점의 작품이 회고전으로 전시된다.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초기 작업’, ‘세계여행’, ‘컬러의 세계’,
‘중국’, ‘한국 & 북한’, ‘미국 & 일본’으로
디스플레이 하였다. 생존 작가로서 뷰먼트 뉴홀의 ‘사진의
역사’에 기술된 매그넘 작가, 엘리엇 어윗은 구보타 히로지를 “그의 능력은 기교 없는 관찰이고, 섣부른 판정 없는 기록이다.”로 평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지향하며 관찰자로서 기록자로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촬영 현장을 담아오고 있다. 이 전시가 구보타 히로지의 작품세계에 관하여 더욱 심오하게
사색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아시아를 사랑한 매그넘 작가, 구보타 히로지」 中 발췌
이기명 (전시기획자, (주)유로포토/매그넘 한국 에이전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