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상하이는 2015년 7월 11일부터 8월 30일까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의 사회참여적 리얼리즘 작가들을 소개하는 시리즈 전시 <아시아의 사회적 리얼리즘>를 선보인다. 1988년 개관이래 학고재갤러리는 상업갤러리로서는 드물게 사회적 리얼리즘(특히, 한국의 민중미술)을 후원해오며 관련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다. 이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아시아의 사회적 리얼리즘>은 다섯 차례에 나뉘어 중국 상하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그 첫 전시는 식민지배와 이념의 대립으로 희생된 역사적 사건 속 대중에 대해 이야기하는 망우푸트라(Mangu Putra)와 강요배(Kang Yo-bae)의 2인전 <무망도(无妄岛)>이다.

아시아의 손꼽히는 휴양지이자 관광지로 꼽히는 아름다운 두 섬, 발리와 제주도는 아시아 근현대사의 격변지였으며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 뒤에 지금의 평화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아픈 역사를 지닌 섬에서 태어나 살며 작업하고 있는 두 섬 작가는 신비스러운 섬의 자연과 사람들의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 너머로 인간의 노동과 삶, 외압으로부터의 저항을 표출하고자 노력한다. <무망도(无妄岛)>는 자연의 섭리을 따라 진실되고 바르게 살기를 희망했으나 희생된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살아남은 이들의 다짐이다.

20세기 초반의 소설가 무스잉(穆时英, 1912-1940)이 ‘지옥 위에 세워진 천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한 상하이는 고도로 발달된 거대자본들에 의해 지배되는 명실상부 사회주의 중국의 자본 및 경제의 초중심도시이다. 이토록 모순된 상하이에서 펼쳐질 이번 전시를 통해 ‘지옥’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