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상하이는 개관 1주년을 맞이하여 2014년 12월 20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한국 현대미술사에 있어 첫 전위적이며 개혁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는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의 현대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이우환, 하종현, 정상화 3인을 조망하는 <생성의 자유>를 선보인다.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일군의 미술운동인 단색화는 보수적인 아카데믹한 미술과 관료주의, 식민의 수치에 대한 저항과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30세 전후의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 작가들은 치유와 극복의 방법으로 개인의 작업과 민족미학을 직접적으로 결합하려 노력하였으며 그 매개체는 바로 작가 자신의 몸과 행위였다. 일본 모노하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이며 한국의 단색화도 깊은 연관이 있는 이우환 선생의 작업, 마대천의 뒷면에서 물감을 짓이겨 밀어 넣는 하종현 선생의 작업, 물감을 뜯어내고 다시 메우기를 무수히 반복해온 정상화 선생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신체의 행위성과 화면의 촉각성은 과정이자 결과이며 상호의존적이다. 이 작가들은 서구의 모더니즘을 수용함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자기만의 방법과 형식을 만들어 내었다.
단색화운동 초기의 1970년대 작품부터 최근 2000년대 작품까지 세 작가 고유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대표작들로 구성된 전시 <생성의 자유>는 미술사적 맥락에서 당대 미술흐름의 특징을 살피고, 단색화의 시대정신과 특수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범동양적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독자적인 방법론과 형식을 창출한 작가들의 작업이 동시대 중국 미술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