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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 꽃그늘 

송창 

 

‘꽃그늘’은 꽃과 그늘이 아니다. 꽃의 그늘도 아니다. 꽃그늘은 ‘해그늘’(日影)처럼 밝고 어두운 것이 한데로 뭉쳐서 카오스가 된 ‘하나’의 말이다. 그것이 둘이 아닌 것은 꽃이 그늘이요, 그늘이 곧 꽃이라는 얘기. 밝은 어둠이거나 어두운 밝음처럼 음양(陰陽)이 한 덩어리이니 꽃그늘은 잉태의 언어요, 창조의 말일 것이다. 꽃이 그늘을 품고 또 그늘이 꽃을 품었으니, 그 둘의 교합은 감흥일 것이다. 송창의 꽃그늘은 그런 감흥의 슬픈 흥취가 ‘날풍경’으로 새겨진 곳에서 피어났다.


김종길   l   미술평론가
「꽃그늘, 비극의 날풍경 - 송창 회화의 미학적 고투(苦鬪)」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