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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숙展 

송현숙 

 

이번 전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활발한 전시를 해 온 재독화가 송현숙 선생의 개인전이다. 작가는 1952년 전남 담양군 무월리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냈다. 그런 작가가 독일과 인연을 맺은 것은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되면서 부터이다. 그 뒤 송현숙 선생이 미술에 대한 열정을 쏟게 된 것은 간호사 생활 4년만에 함부르크 미술대학에 진학하면서였다. 송현숙 선생이 독일로 건너간 1970년대는 해외 여행이나 외국 이민이 매우 특별한 경험으로 생각되던 때였다. 더욱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독일에 도착한 작가는 문화적 충격을 경험한다. 언어, 음식, 정서, 관습에 대한 낯설음이 작가에게는 마냥 부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했고, 이내 이것을 그림의 주제로 올올히 녹여내기에 이룬다. 상징과 생략 그리고 은유로 채워진 화면에 빛 바랜 소재가 하나, 둘 등장한다. 나무 막대기, 하얀 천, 장독, 기와, 집 등은 이제는 기억의 한편에 아스라이 사라져 버린 소재들이다. 이것들은 송현숙 선생이 성장기를 보냈던 고향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와 같이 전통적인 농경 사회의 소재들로 고향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해서 일까요. 그의 작업은 보는 이를 단숨에 사로잡아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송현숙 선생의 작업 방식은 단순하다. 평평한 색면 위에 몇 개의 붓질이 전부인 그의 작업은 선에서 시작해서 선으로 끝이 난다. ‘선’은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색면 위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관계를 만든다.〈7획〉, 〈25획〉, 〈1획 위에 7획〉등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군더더기 없는 정직함으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달걀을 섞은 템페라를 사용한다. 템페라는 선을 긋는데 가장 알맞은 재료로 작가가 선택한 재료이기도 하다. “작품이 단순할수록 더 강한 느낌을 준다”는 작가의 말처럼 송현숙 선생의 작업은 단순하지만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것은 정서적 충족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마치 수평선처럼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수수께끼’와 같은 작업을 통해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투명하게 여과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