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적 평가의 근거로 내세운 ‘근대서화’ · 변혁의 물결 속에서 움튼 근대성의 싹 · 한국 근대미술사의 새로운 모색 학고재는 새해 첫 전시로 우리 역사의 어려웠던 시기를 곱씹어보려 한다. 근대 변혁의 물결 속에서 필묵의 사의성과 시각예술로서의 미려함을 추구했던 근대서화의 면면을 살펴보는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전을 기획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에서 수집한 근대 작가 37명의 서화 120여 점이 출품된다. 민족미술과 근대예술에 대한 각성, 개념적 일원화를 이룬‘미술’의 새로운 미학을 확립하려 했던 이 시대의 서화를 미술사적 평가의 근거로 전면에 내세우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한국미술사에서 19세기 이후의 전통회화분야에 대한 연구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시대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고루함과 세대가 바뀌면서 변한 현대인의 미의식 탓일 수도 있고,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기였기에 서화 연구마저 뒷전에 밀릴 수밖에 없었던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근대의 변혁기에 형성된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적 서화활동은 간과해서는 안 될 우리 역사임에 분명하다. 이번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전은 그동안 묻혀 있던 한국 근대서화의 명작들을 소개하는 기회인 동시에, 암울했던 일제강점의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예술적 발자취를 통하여 한국의 근대미술사를 새롭게 조망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