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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하 : 내일의 너 

박영하 

 

세상을 나의 기준과 나라는 관념에서 바라보면 진리일 수 없다. 그것을 이아관물(以我觀物)이라고 한다. 세상을 사물의 관점에서, 사물의 본성으로 바라보는 것을 이물관물(以物觀物)이라 한다이물관물은 사물의 본성에 입각하여 사물을 비추는 것이다. 본성[]의 객관적 증험이 이루어진다. 이아관물은 주관적 의식과 바람으로 사물을 응시한다. 이때 걸러지지 않은 감정[]이 체현된다. 이아관물에서 비롯한 회화작품은 주관 의식의 격정이나, 아니면 무의식의 심연에서 건져 올린 우연에 기대게 되기 때문에 편파적이며 어둡다. 나의 감정에 맡겨두는 것을 임아(任我)라고 한다. 이에 반해 인물(因物)은 사물의 관점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는 임아의 관점에서 끝난다. 그러나 인물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고 다시 회화의 역사를 보고 다시 자기를 심리적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경지가 있다박영하는 추상회화의 이치로 사물의 진리를 발견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경지를 추구하며 바람의 흔적, 소리의 자취, 시시각각 갈마드는 빛과 그림자의 유영을 나타낸다. 동식물의 자연스러운 정취를 나타낸다.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서로 통하는 경지이다. 따라서 박영하의 회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편견이나 습관, 자아를 강조하지 않고 사유를 위한 사유마저 지양하여, 통일된 경지로서의 자연에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인물(因物)의 회화인 것이다.

 

내일의 너, 그 영원한 가능성中 발췌 | 이진명 (미술비평ㆍ미학ㆍ동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