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깃털〉은 어떤 어둠에 대한 연작이다. 이 어둠은 검은 비단처럼 아름답거나 지느러미처럼 우리를 부드럽게 휘감지 않는다. 그저 날카롭고 예리한 파편으로, 무엇을 찍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의미의 공백으로 프레임에 자리한다. 찍힌 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중인지 사진을 보는 우리는 알 수 없다. 즉 이것은 노순택의 작업 중에서도 가장 석연치 않고, 모순적이며, 모호하다.
이것은 꽤 긴, 장기전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아 오오 우우 하던 우리들은 앞으로의 노순택의 작업을 궁금하게 생각해 왔다.
고통스럽지만 충분히 뜨겁지 않은 현재와, 두렵지만 지나치게 딱딱하게 굳어진 미래 사이에서
그는 어떤 작업을 할 수 있고, 할 것인가? 〈검은 깃털〉은
그 걱정스러운 질문에 대한 급조된 대답이 아니라, 어둡고 오래된 실마리와 같다.
「아아 오오 우우」 中 발췌 | 김현호ᆞ사진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