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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희: 1964-2017 

신경희 

 

신경희의 세계에서 출처가 다양한 이질적이고, 작고, 초라한 것들은 그 의미가 풀어헤쳐지고 공중으로 산화되기에 마땅한 것들로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기념될 만한 것들로 취급된다. 실제로도 수집된 것들의 내용, 색채와 질감은 병치되고 더 큰 질서로 확장되지만, 그럼에도 각각의 개별적 속성은 크게 부정되지 않는다. 그것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실존의 크고 작은 성가신 장애물들이었을 것이다. 그 작은 것들을 관류하는 하나의 공통분모는 해체가 아니라 연민이요 공감이다.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라 작은 의미들이고, 하나로 통합하거나 다른 것들을 생략할 수도 없는 동일하게 소중한 의미들이다.

신경희는 일기를 쓰듯 그렸다. 마치 자신에 대한 정직함만을 문제 삼으면서 “혼자만의 소꿉놀이에 열중하는” 소녀처럼 그렇게 했다. 그 치열한 소박함이 그가 기억과 감각의 촉수를 통해 호출한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것들을 자신의 회화 안에서 우아하고 섬세하게 조화시키는 성취를 가능하게 했다.

 

전시 서문, 일기(日記), 또는 화해하기 어려운 난제들」 中 발췌  l  심상용 (미술사학 박사, 서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