陈文驥作品展 심상(心象) - Chen Wenji Recent Works 북경의 중앙미술학원(中国中央美术学院) 교수로 재직 중인 천원지(陳文驥1954~ )는 정제된 언어로 독자적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의 작가입니다.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동선은 복잡하고 또 어지럽습니다. 중국 미술계가 천원지의 작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일관하고 있는 ‘평정심’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이처럼 계속해서 변화하는 중국의 현 사회와 그런 사회 속의 개인이 가지는 이중적인 정신 상태를 평온함과 고요함으로 작업하는 그는 ‘도시 속에 숨은 은사’라고 평가됩니다. 1978년 북경미술대학 판화과를 졸업한 천원지는 1987년 상하이에서 열린 국가적 전시인 ‘首届中国油画展’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중국 화단에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작업의 토대를 지각(知覺)있는 세계로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세계의 토대 위에서 공간과 사물이 속한 현실의 진실을 설명하고자 해왔습니다. “천원지의 작업은 일종의 소리 없는 혁명이다.”1980년대 비평가 리쉔팅(栗憲庭)은 일찍이 그의 작업에 주목하여 이렇게 평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의 혁명은 회화 형식 등의 제도적 혁명이라기보다 일종의 소리 없는‘조용한 정신 해방’에 가깝습니다. 당시 중국의 젊은 예술가들은 투쟁을 통하여 ‘집단주의’사회 속에서 빠져나오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독립성을 상실하고 또 다른 집단주의 즉 서구 모더니즘의 조류에 휩쓸리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천원지의 작업은 중국 현대미술의 이러한 일반적 흐름을 따르지 않는 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합니다. 외관상 그의 작업은 매구 서구화된 형식 언어를 가진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그가 천착하는 것은 작가의 내면과 깨달음을 담은 동양의 정신입니다. 천원지의 작업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이번 전시「심상(心象)」에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최근작이 선보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전시 공간에 대한 해석을 토대로 새롭게 제작된 것입니다. 전시의 대문을 장식하는 작품 ‘일주(壹周)’는 빨려 들어갈 듯 한 파란색이 매우 강렬한 작품입니다. 작가가 만든 제작 도구와 붓을 동시에 사용해 그린 그림은 기하학적인 입체 효과로 신비로움을 줍니다.‘적지 않다’라는 뜻의 작품 ‘부소(不少)’는 세 개의 원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세 개의 원의 수면이 점점 높아지는 연작을 통해 존재를 가늠하기 힘든 시간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역시 세 점으로 이루어진‘ 삼주야(三昼夜)’는 마치 낮과 밤처럼 화면이 흰색과 검정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삼일 낮과 밤이 바뀌듯 시간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불면증을 뜻하는 ‘실면(失眠)’은 높이 10cm 길이 200cm의 아주 가느다란 작품입니다. 잠을 이룰 수 없는 긴 밤의 고요함과 지루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9 개의 타원형이 ‘구천(九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각각의 작품 뒷면에는 만일(万一, 만일을 생각하여), 우시(于是, 그래서), 병차(并且, 게다가), 가이(加以, 더욱이), 화(和, 그리고), 부과(不过, 그러나), 수(虽, 비록 ~일지라도), 무론(无论, ~한다 해도), 소이(所以, 그러므로) 라는 부제가 붙여졌습니다. 각각은 명확한 상징이나 의미를 담은 것이 아니라 작업을 하면서 작가의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한편 ‘장원(將遠)’은 제목처럼 마치 맞닿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이처럼 그의 작업 특색이 잘 드러나는 근작 10 점이 출품됩니다. 이번 전시「심상(心象)」은 현란함이 속도를 더해가는 중국 현대 미술을 바라보는 조용하고 진중한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