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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다벤포트展 

이안 다벤포트 

 

이안 다벤포트(Ian Davenport, 1966~)는 영국 켄트에서 태어나 1988년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을 졸업했다.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을 이끈 ‘yBa(young British artists)’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골드스미스 대학을 졸업한 그해 데미안 허스트가 기획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리즈(Freeze)전>에 참가했는데 이 전시는 젊은 영국 작가들이 국제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 런던 웨딩턴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다벤포트는 같은 해 <브리티시 아트쇼(The British Art Show)>에 참가해, 리즈 시립 아트갤러리와 헤이워드 갤러리 등의 순회전을 거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후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 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영국 현대미술계의 대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열린 전시에서는 각각 다른 색의 페인트를 주사기를 사용하여 흘러내리도록 만든 ‘라인 페인팅’기법으로 높이 13미터의 벽화를 제작했고, 2006년 런던 시내 사우스워크 다리 아래에 50미터가 넘는 규모의 벽화를 설치함으로써 영국 공공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런던의 테이트모던, 영국문화협회, 프랑스 현대미술기금, 취리히 벨트쿤스트 미술관, 텍사스 달라스 미술관을 비롯한 많은 미술관과 공공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나는 가장 단순한 도구들이 가장 복잡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매료되었다” 이안 다벤포트는 회화적인 선으로 단순한 형태를 그려낸다. 하지만 이 단순한 형상은 절묘한 색의 변화와 조화 그리고 다양한 표면 질감을 드러냄으로써 깊은 인상을 준다. 정확히 계산된 색 배치와 그 조화가 주는 풍성하고 자유로운 리듬감에서 볼 수 있듯, 특히 그의 작품은 질서정연함과 자유로움 사이의 긴장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긴장은 물감을 평평한 캔버스 위에다 쏟아 붓고 그것을 들어올린 다음, 다시 원하는 형태를 얻기 위해 캔버스를 기울이고 움직이는 정교한 제작 과정과 긴밀한 연관을 갖는다. 이를테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원형 회화(Circle painting)’는 중밀도의 화이버보드(density fibreboard)에 가정용 광택 페인트를 사용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이 작품에 비친 그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으로 작가의 정확한 계산과 육체적 숙련이 결합된 작업이다. 즉 축에 고정시킨 중밀도의 화이버보드에 페인트를 쏟아 부어 페인트가 넓게 충분히 퍼지면 중밀도의 화이버보드를 재빨리 뒤집어 페인트를 아래로 떨어지도록 한 것인데 축이 부착된 판의 스핀을 정확한 속도와 힘으로 조절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캔버스보다 중밀도의 화이버보드나 알루미늄판을, 물감보다 가정용 페인트를, 붓보다 못, 물통, 주사기나 중력 등을 이용해 화면에 페인트가 흘러내린 흔적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다벤포트는 기존 미술 전통을 거부하는 현대미술의 실험성을 잘 보여준다. 극도로 세련된 그의 작품들이 그러한 직접적인 재료와 단순한 도구를 이용해 빚어졌다는 점도 흥미를 끈다. 다벤포트는 이에 대해 “나는 가장 단순한 도구들이 가장 복잡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매료되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이안 다벤포트의 작업을 한눈에 이번에 학고재에서 열리는 이안 다벤포트의 전시는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다벤포트 의 개인전이다. 이 전시에서는 최근작으로 알루미늄 판 위로 흘러내린 줄무늬의 색조와 리듬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 ‘Poured Lines’ 시리즈를 비롯해 1996년 시작한 ‘아치 그림(Arch painting)’ 시리즈와 2000년 후 제작해온 ‘원형 회화’ 시리즈의 대표작 등 17점이 소개된다. 지난 20여 년간의 시리즈 작업을 한자리에 모아 다벤포트 작품의 끊임없는 변모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