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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용: 컨티뉴엄 

이진용 

 

이진용 작가 스스로도 작품속의 어떤 책도 현실속의 어떤 책을 보고 그린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작업실에는 사방 빼곡히 책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말은 사실입니다. 그는 수많은 책의 체취를 맡고 그것을 그림 속에 옮겨 놓은 것입니다. 시각과 망막에 의존해 그린 게 아니라 오감으로 그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차를 음미하고 향의 체취를 느끼듯이 봐야합니다. 망막과 시각에만 의존하거나, 구상과 추상의 이분법에 젖은 사람들은 이진용 작가의 일부만 보기 십상입니다. 시는 소리 내서 읽어봐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우리가 간절히 기도할 때 두 눈을 감듯이, 오히려 눈을 감고 오감으로 느껴야 그의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형상사유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고, 온 몸으로 타자와 사물들의 떨림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진용 작가가 사물들을 대하거나 작업을 하는 태도도 그렇습니다.

 
    윤재갑 (상하이 하오아트뮤지엄 관장)
「작고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