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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환: 어둠 속의 변신 

주재환 

 

학고재갤러리에서는 오는 3월 4일 주재환(서울, 1940- )개인전 "주재환: 어둠 속의 변신"을 개최한다. 주재환은 미술인 사이에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형성한 작가로 오랫동안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그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주재환의 1980년에서 2015년 사이 작품을 50여 점을 선보인다. 그가 30여 년 동안 이룬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주재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작품의 사회 비판적 주제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 속에서 이루어졌다. 한 예술가의 작품 세계를 그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와 완전히 분리해서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작품을 이러한 맥락 속에서만 이해하는 것은 작품의 의미를 부분적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더욱 넓은 의미에서 미학적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바라보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
주재환은 자기 자신을 '광대형' 작가로 표현한다. 그가 말하듯 그의 작품은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는 공통적인 배경과 사건이 있다. 바로 '밤'과 '변신'이다. 주재환에게 '밤'은 단순히 일몰부터 일출까지의 물리적 시간이 아니다. 그에게 '밤'은 사회 질서와 규율 밖에 존재하는 예술의 존재 방식이 드러나는 미학적 공간이다. 또한, 다양한 생성과 변모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우주적 공간이다. 주재환은 일상의 사물과 현상을 미학적, 우주적 공간인 밤의 세계에 옮겨와 '변신'시킨다. 이를 통해 그의 작품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파괴하고, 일상에서 익숙한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예술이 규범과 제도가 강제하는 제한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표현과 소통 방식을 갖게 한다.
주재환은 1979년 '현실과 발언'의 결성과 1980년 '현실과 발언' 창립전 출품을 계기로 미술계라 불리는 곳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2001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이 유쾌한 씨를 보라', 2007년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 개인전, 2003년 제50회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등의 전시를 가졌다. 2001년 제10회 민족예술인상, 2002년 유네스코 프라이즈 특별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