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치(尹齊, 1962~)는 중국을 대표하는 신생대 작가로 중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인치는 1987년 북경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한 뒤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갔습니다. 에콜 데 보자르(É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Beaux-Arts)에서의 수학과 프랑스에서의 작품활동은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치에게 “삶이 완전히 새로워졌다”라고 할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프랑스로 처음 건너간 인치는 중국과는 사뭇 다른 자본주의 사회의 풍경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낯선 자동차 경적소리와 도시생활에서 오는 긴장감은 인치에게 물질 세계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교육과 미디어 등 생활 속의 모든 것이 나와 물질 사이의 거리를 만들게 되고, 때문에 우리가 대상을 바라볼 때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통해 보게 됩니다. 결국 인치는 이런 점들이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없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치는 이런 생각들을 ‘보는 방법’과 ‘표현하는 방법’을 달리 함으로서 나타냈습니다. 인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주관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물감을 거칠고 두껍게 바르고 긁어내는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통해 대상의 관습적인 이미지를 제거해갑니다. 이를 통해 인치는 대상이 지닌 식상한 내러티브 대신 색다른 시선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