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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창 

한기창 

 

 

 

X-ray 필름을 사용하여 한국화의 변화를 모색하는 한기창의 개인전이 6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학고재 갤러리 신관에서 열린다. 2007년 학고재에서의 개인전 “혼성의 풍경” 이후 3년 만이다. 수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받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죽음에 대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X-ray 필름이 회화적으로 환원되는 작업을 통해 가시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식물과 도시 위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산수, 동물의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한기창의 작품은 식물의 꽃과 잎 같은 자연의 이미지들이지만 이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안의 내용물이 인간의 뼈를 찍은 X-ray필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꽃과 식물의 형상을 이룬 인간의 신체골격은 포근하고 따뜻하며 충만한 생명력을 보여주지만, X-ray 필름의 차갑고 건조한 물성이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는 한기창의 작업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음을 말한다. 한기창에게 있어 X-ray필름을 이용한 작업은 죽음과 공포의 트라우마로부터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이다. 치유를 위한 행동을 통하여 자신이 겪은 신체적 고통과 상처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가고, 나아가 차가운 X-ray필름을 화면으로 구성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이용하여 생명체로 승화시키고 있으며, 이것을 통하여 생과 사의 극적인 전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기창의 이전 작업이 고통에 대한 치유였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련의 작업은 고통을 벗어던지려는 해소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