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재의 일본 반출은 아주 오래전 삼국시대 이전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사신 왕래, 문화교류, 수집활동 등 많은 경로를 통하여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왜구의 침범과 일제강점기의 약탈을 통해 수없이 많은 우리 문화재들이 일본으로 옮겨갔다. 일본이 한국 문화에 깊이 심취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의 교류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계속되고 있다. 고구려벽화와 다카마쓰 고분 등 서로 닮은 두 문화재처럼, 일본은 한국을 통해 대륙의 영향을 받았으며 양국의 관계가 밀접했음을 알 수 있다.
‘500년 만의 귀향,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그림’ 展에 출품된 그림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한국 미술품 개인 수집가로 유명한 유현재(幽玄齋)의 수장품을 비롯하여 일본에 전래해오던 작품을 중심으로 삼았으며, 대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일본이 좋아하던 그림들의 귀향 전을 마련한 것이다. 요즈음 일본에 전하던 조선 시대의 서화들이 한국으로 거간 되는 양상을 보임에, 근 10여 년 동안 일본으로 옮겨진 작품들에 주목하여 꾸준히 관심을 쏟아온 학고재의 2009년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 전에 이은 두 번째 결과물이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회화 가운데, 과거 일본인이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감상해온 취향에 맞추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현존하는 자료가 많지 않은 조선 전기 회화서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또한, 한중일 문화의 공통분모와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옛사람들의 문화교류를 통하여 오늘을 반추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