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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그리는 마음 

이호신 

 

이호신 선생은 문화유산 답사와 생태기행 답사로 자연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쏟아왔다. 그가 풀이나 꽃, 나무, 곤충, 새 등 과거 초충도나 화조도에 자주 등장하던 소재들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국내의 여러 생태기행을 좇아다니게 되면서부터이다. 십수년 전부터 문화유산 답사를 해온 그는 우리 산하 곳곳을 누비던 중 어느 순간부터 발목을 간지럽히는 작은 꽃과 풀에 점점 마음이 동해, 두레생태기행, 환경운동연합, 우이령보존협회, 숲과 문화연구회, 한국자생식물연구회, 새와 자연탐조반, 고려곤충연구소 등의 생태기행을 부지런히 쫓다녔다. 이호신 선생의 그림에는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겨레의 숨결을 담은 삶의 풍정이 나타나 있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하고 관찰하며 끝없이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작가이다. 그는 우리 땅과 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온갖 동식물들에 대해 지칠 줄 모르는 관심과 애정을 쏟으며 끊임없이 감동한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답사 때마다 들고 다니는 스케치북에 기록된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은 머리로 익힌 지식이 아니라 직접 자연 현장을 찾아서 눈으로 익히고 가슴으로 느끼고 신체의 일부로 체화된 것이며, 자연과 인간의 상생(相生)을 위한 ‘자연유산’의 중요성과 생명의 외경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숲을 그리는 마음 : 우리 사계절 자연생태와 뜻그림》에서는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조차도 그냥 보아 넘기지 않고 관찰하고 공부하는 작가의 성실성과 그것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