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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
Hakgojae Gallery
윤석남展
윤석남(1939~)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자각과 여성 내면의 세계를 회화와 설치작품으로 형상화해온 작가이다. 남편과 자식을 돌보느라 늘어진 어머니의 팔 조각, 핑크색 소파에 소름 돋게 뾰족이 솟아난 못 등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여성들의 희생,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부당한 삶을 표현해왔다. 지난 2004년, 버려진 유기견들을 거둬 기르는 이애신 할머니와 만나고부터 윤석남은 5년 동안 일체의 외부활동을 접은 채 1,025마리의 나무-개를 조각하기 시작했다. 나무-개 작업은 그동안 윤석남이 지속적으로 다뤄왔던 대상, 즉 여성이 아닌 동물을 형상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 역시 버려진 개들의 부당한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8년 10월 서울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윤석남―1,025: 사람과 사람 없이>展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람들의 변덕스런 마음 때문에 마치 쓰레기처럼 버려진 유기견들을 형상화한 전시가 <윤석남―1,025: 사람과 사람 없이>라면 학고재의 이번 전시는 108마리의 ‘나무-개’들을 통한 유기견들의 진혼제라 할 수 있다. 전시장 본관에는 아르코 미술관 전시 때 선보였던 작품 중 200여 마리의 나무-개들을 새로이 연출하여 전시하고, 신관에서는 신작 ‘108마리의 나무-개들’이 전시된다. 백팔번뇌가 108알의 염주와 108번의 종울림(백팔종)으로 표현된 적은 있지만, 108마리 개의 모습으로 표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8마리의 나무-개들’은 환상의 세계에서나 존재하는 화려한 꽃들, 혹은 촛불처럼 보이는 붉은 불꽃 등을 등에 달거나 곁에 두고 있다. 108이라는 숫자는 분명 불교에서의 백팔번뇌를 가리키고 있다. 숫자가 말해주듯, 윤석남은 나무-개들에게 해탈을 위한 어떤 의례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 전시를 통해 그것을 실천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새로 작업된 108마리 개들의 진혼제를 통해 그들의 해탈과 구원을 소망하는 동시에 버려지는 것들―버려지는 생명체에 대해서조차 무감각해진 동시대인들의 고단하고 거친 삶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 DATE
    2009.02.04 - 2009.02.24
  • ARTIST
Ar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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