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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환

 

주재환은 194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 반 고흐(Van Gogh)에 반해 미술가로써 꿈을 키웠다. 196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했다가 한학기만에 중퇴했다. 학교 등록금으로 더 많은 재료를 구해 작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이유였다주재환은 이후 20년간 미술과 아무 상관 없는 다양한 직종을 전전하며 생계를 위한 시절을 보냈다. 20대에는 피아노 외판원, 창경궁 아이스크림 장사꾼, 파출소 방범대원 등으로 일했다. 30대에 들어 민속학자 심우성을 도와 잡지사, 출판사 일을 시작했다. 독서생활, 삼성출판사, 미술과 생활, 출판문화연구소, 미진사를 거쳤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한국의 사회 현실을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덧붙여, 수더분하면서도 재치 있는 표정과 태도, 남을 널리 포용할 줄 아는 도량 역시 선물로 얻었다.

주재환은 작가 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에도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어울림을 멈추지 않았다. 대학로 학림다방, 르네상스, 명동 은성, 송석 등 다방과 술집이 주로 모이는 장소였다. 대학교 선후배부터 미술평론가 이일, 시인 김수영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영향으로 창작욕이 생겨 1970년대 초반에는 김인환이 하던 광화문 술집 쪽샘에서 작은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주재환은 1979 '현실과 발언'의 결성 과정과 1980 '현실과 발언' 창립전 출품을 계기로 미술계라 불리는 곳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주로 당시 역사적, 정치적 주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었다. 당시 그린 <몬드리안 호텔>(1980)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1980)는 지금껏 대표작으로 회자된다. '현실과 발언' 이후 주재환의 사회적 삶은 진보적 지식인, 작가, 활동가 등에 걸친 복잡한 것이었다. 쉽지 않았던 86년의 장준하 선생 새긴돌 건립일이나 90년의 4.19혁명 30주기 기념행사 준비 등이 그 예다. 이런 류의 재야쪽 공공적 일에 그는 많은 애정과 시간을 쏟았다.

주재환은 1990년대 들어 역사, 정치가 아닌 자본 구조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발표한다. 이 무렵은 80년대적 민주화 운동의 가투식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던 때였다. 해외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국내에선 김영삼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다. 그의 90년대 작품은 변화한 사회를 80년대 작품과 다른 시각으로 포착, 비판한 것이다. <미제점 송가>, <짜장면 배달>, <쇼핑맨> 등이 90년대 대표작이다.

주재환은 2000년대에 들어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젊은이들이 그의 다양한 작업 방식에서 느끼는 해방감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2001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이 유쾌한 씨를 보라', 2007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 개인전, 2003 50회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01년 제 10회 민족예술인상, 2002년 유네스코 프라이즈 특별상을 받았다.